길어져서 가립니다.
전날에 좀 피곤했엇는지 아침에 일어나보니 무려 10시가 넘어가고 있더군요. 그 어느 호텔에서도 조식시간이 10시 이후까지인 동네가 없으니 조식권은 바이바이. 주린 배를 움켜잡으면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아키하바라로 향했습니다. 메모리카드가 없으면 사진기가 있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요. 대신에 애서 예약한 고쿄 관람이 날아가버렸지만 말이죠...[쓴웃음]
아키하바라 역을 나와서 역사 바로 근처에 있는 요도바시카메라로 진격, 냉큼 메모리 매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이왕 사는김에 좀 좋은걸(?) 사자는 생각으로 샌디스크 Ultra II 2G를 샀는데 가격이 상상초월이더군요. 할인 가격이라는게 3380엔이었는데 한국에서라면 약간 돈을 더 보태서 익스트림 듀카티 모델(4G)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니 메모리카드는 역시 한국이 쌉니다(OTL). 맛이 갈 징조가 보였으면 미리 사가는건데...
메모리카드를 사고서 잠시 요도바시카메라의 진기한(?) 물건들을 구경한 뒤에 적당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아무 가게나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바글바글 해서 금방 먹고 나와야 한다는 정체 모를 압박이 있었죠. 제가 주문한 메뉴는 히야시츄카(冷やし中華)였는데 가격은 410엔. 가벼운 아침 겸 점심으로는 참 참한 가격입니다. 저거보다 더 싼 메뉴라면 아마 역에서 파는 소바&우동 시리즈나 규동 말고는... ㄲ


아침 겸 점심식사를 마치고 여행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다시 역으로 향했습니다. 고쿄 관람이 아작이 났지만 그래도 히가시교엔+야스쿠니 신사는 둘러봐야 했기에 도쿄역으로 고고싱.

[전자제품의 메카, 오덕의 성지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은 교통의 요지이기도 합니다. JR선이 3개, 히비야선, 츠쿠바 익스프레스까지 총 5개 노선이 만나거든요]



길 모를때의 기본 전술인 사람들이 몰려가는데로 따라가기를 시전하니 어느새 플랫폼입니다. 여행 안내서에서 고쿄는 도쿄역에서 걸어서 10분이라길래 히비야선 대신에 야마노테선을 타고 도쿄까지 가서 걸어가기로 했죠.
[결론부터 말하면 쩌 죽을뻔 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요상한 전동차 2대]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왠 무시무시한 놈이 튀어나오더라구요. 알고보니 신칸센이 우에노 근처는 지하로 건설된지라 아키하바라역 근처에서부터 지하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얼마나 전철을 지어댔으면 지을 땅이 없어서 신칸센을 지하로 묻어버리는건지... ㄷㄷ

그렇게 지나가는 신칸센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제가 타고가야 할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열차를 타고 정말 신기했던게 우리나라와 달리 운전실을 볼 수 있어서 서서 가더라도 그렇게 심심하지는 않았다는거랑 LCD 안내가 정말 충실했다는거였죠. 우리나라 LCD는 정말 광고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 저렇게 소요시간도 표시해주는 LCD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LCD에 표시된 것 처럼 아키하바라역을 출발한지 4분만에 도쿄역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저곳으로 출발하는 열차들이 모두 모이는 역이다 보니 으리으리하기 그지 없더군요. 지상에 있는 것 말고도 지하에 역이 2개가 더 있다고 하니 그 규모가 무섭기만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역사 건물 자체는 용산역이 훨씬 크다나 뭐라나... 무시무시한 민자역사]

[케이요선 플랫폼은 너무나 떨어져 있어서 제3신도쿄역으로 불린다는 이야기가...(거짓말)]


도쿄역은 사람들이 이곳 저곳으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지라 잘못 따라갔다간 엉뚱한 길로 흘러가기에 위에 있는 안내판을 부지런히 쫓아갔습니다. 한 5분을 걸으니 겨우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더군요... ㄷㄷ
도쿄역은 1914년에 지어진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2차대전때 공습 좀 받아서 아작이 난걸 전후에 복원하긴 했지만 말이죠. KTX가 들어온다고 으리으리한 역사를 지어놓고 문화재 지정까지 받을 정도로 예쁜(?) 구역사를 내팽개쳐버린 모 동네와는 좀 달라서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그러나 복원공사 크리]


역사를 빠져나오니 이리저리 정신없는 공사판 속에 '고쿄는 이쪽이3'이라고 알려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지도도 없이 무작정 내달리는 여행자에겐 안내판과 도로에 놓여있는 안내지도는 그야말로 구세주 그 자체입니다. 어떤 동네에 가도 저 2가지만 있다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찾아갈 수 있으니까요. 없으면 고생길이 열린달까요...
[해자처럼 보이는데 해자는 아닌 것 같은 이상한 웅덩이]


겨우 고쿄 담벼락 까지 도착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가 고쿄 투어를 위해 왔더라면 바로 앞의 키쿄문으로 가서 줄 서서 기다리면 그만인데 그게 아니라서 니쥬바시만 보고 히가시교엔으로 가려고 했는데 니쥬바시가 왼쪽으로 한 400m쯤 떨어져있다네요? 그리고 히가시교엔으로 들어가는 오오테문은 또 오른쪽으로 300m. 한마디로 이쪽 끝까지 갔다가 저쪽 끝으로 되돌아 가야하는 상황이었죠.
그렇다고 니쥬바시도 안 본다는건 억울해서 기각. 남는게 시간이라고 그냥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요상한 건물]
[백업하고 나서 보니 안보여요... OTL]
[넓디 넓은 여의도공원황거 앞]
대충 니쥬바시 구경을 마치고 본래 목적지인 히가시교엔으로 향했습니다. 위에서 쓴 것 처럼 이 쪽 끝에서 저 쪽 끝까지 가야 한다는게 정말 힘들었죠. 이온음료를 얼마나 마셨더라... OTL


[세상물정은 신경을 끄고 유유히 살고 계시는 백조씨]
[하늘이 시퍼러니 뭘 찍어도 퍼렇습니다. 모 군이 좋아할만한 하늘]

히가시교엔은 무료긴 하지만 특이하게 인원통제를 합니다. 입구에서 표찰을 받고 들어가는데 그 표찰이 다 떨어지면 다시 회수되어 여분이 생길 때 까지 들어가지 못 하게 하죠. 붐비는 날에는 1, 2시 즈음엔 표찰이 동이 나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나 뭐라나...
다행히 좀 한가한 평일이어서 그런지 불상사(?) 없이 무사히 입장. 좀 돌아보려는데 왠 전시관이 눈에 띄더군요. 안에 들어가보니 황실을 위해(?) 일했던 기술자들의 작품을 모아놓고 전시중이었습니다. 새삼 이 동네가 '제국'이었던 시절이 있었다는걸 느꼈습니다.

[에잇! 일본은 자동차도 작구나!]

[ 경비를 서는 무사들이 머물렀던 건물이라는데 뭔가 허름...]


일본식 정원 하면 역시 연못+조경수+꽃 3단 콤보죠. 히가시교엔에도 연못이 있었는데 날씨도 맑고 주변 고층 건물과 의외로 매치도 잘되서 참 예뻤습니다. 일본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이 연못 근처에선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고 있을 정도니까요. 물론 저도 정신없이 눌렀습니다... ㄲ



정원을 둘러보고 다음에 찾아간 곳은 천수각 터였습니다. 다른 성은 대부분 천수각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특이하게 오히려 천수각만 없어진 채로 있더군요. 천수각을 짓고 화재로 날아가고를 반복하다 '천수각은 성을 지키는데 의미가 없3. 그러니 재건할 필요도 없3' 이라며 재건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확실히 성이 완전히 포위될 즈음이면 천수각이고 뭐고 의미가 없겠죠.
[일본의 경찰관은 자전거를 즐겨탑니다]
[저기에 카메라를 세우고 사진을 찍다니 좀 비범한 외국인들입니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또 올라가 드디어 천수각 터 도착! 인줄 알았는데 다 올라가니 멀찌기 터가 보이고 더 걸어가야 하더군요. 여기도 그렇고 히메지성도 그렇고 뭐 그리 천수각 가기가 힘든지... OTL
[그런 의미에서 이누야마 성이야 말로 개념. 거긴 무려 목조 그대로...]

그런데 천수각 터에 올라가기 전에 뭔가 이상한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모양새를 봐서 처음엔 기독교 관련 건물인줄 알았죠. 그런데 무려 히가시교엔에 기독교 관련 건물이 들어설리도 없고 해서 뭔 건물인지 궁금하던 차에 안내판이 있기에 봤더니...
악당[樂堂]이었습니다. OTL


뭔가 멍~ 해지는 정신을 추스리고 저기 보이는 천수각 터를 향해 출발! 하자마자 도착했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걸 생각하면 이정도 걷는 것은 애들 장난이지요. 암요...



터라고 해서 별 기대를 안했는데도 생각보다 더 허름합니다. 돌덩이라도 몇 개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완전히 민자더군요... OTL
생각보다도 더 허름한 천수각 터를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야스쿠니 신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히가시교엔에서 야스쿠니 신사까지도 꽤 걸어가야 하는지라 이온음료는 계속해서 줄어들었죠.



히가시교엔과 야스쿠니 신사 사이에는 공원이 하나 있는데 이 공원 안에 있는 건물이 좀 이름을 날립니다. 과학기술관도 상당히 묵직하게 다가오는데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우리나라 신문기사에도 종종 나오는 유명한 건물이 있죠. 그 이름도 유명한 '무도관'...

[여기서 KOTOKO 콘서트가 있었드랩죠?]
오늘도 공연때문에 사람들이 몰려오는 무도관을 뒤로 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향해 계속해서 걸어갑니다. 걷고 또 걸으니 무슨 성에서 볼 법한 문이 등장하더군요. 역시 에도성 근처라 이건가요... ㄷㄷ

정체불명의 문을 통과하고 마주친 도로의 좌측으로 올라가자 얼마 안가 오늘의 중요 목적지인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했습니다. 생각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무지막지하게 큰 도리가 있어서 시껍했죠.
생각과는 다르게 평일인데도 참배객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 중의 절대 다수는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노인분들이었지만 말입니다.
[만약 젊은 층이 많았더라면 정말 좌절했을듯]



[참배의 의미를 알고 하는건지...]
다른 곳에서도 안하는 참배를 야스쿠니에서 할 이유도 없고 신사 주변에선 그냥 사진만 찍고 야스쿠니 신사의 하일라이트(?)인 유수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유수관에 들어가는데 입장료를 받더군요. 침략전쟁 만세를 외치는 동네에 들어가는데 돈까지 내야 한다는게 뭔가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이왕 왔으니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 봤습니다.


[버마에서 활약(?)한 증기기관차]
[동태보존인지 정태보존인지 의심스러운 전투기]



이 이후 전시관은 촬영금지 구역이라 사진으로 남길 수는 없었지만 대충 감상을 말하자면...
'이런 헛소리를 늘어놓을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만세@@@@@@@!!!!![응?]'
무슨 괴상한 영화 상영도 있던 것 같은데 그것까지 봤다간 정신이 문자 그대로 붕괴상태에 직면할 것 같아서 얼른 탈출했습니다. 혹시 도쿄에 가실 일이 있으시면 한 번 들려보시는 걸 권합니다. 신세계를 마주할 수 있으니까요... OTL
한동안 안드로메다의 이민신청을 고려하게 만드는 정신줄을 추스리고 안드로메다 은하제국 도쿄 대사관을 뒤로했습니다. 마지막 목적지는 요요기공원&메이지신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메이지신궁만 들르고 요요기공원을 지나쳐버렸죠.

[아무도 없을 때 벼락이라도 맞았으면 하는 건물 1순위]



메이지신궁을 가려면 하라주쿠로 가야 하는데 야마노테선이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가게 되면 '하라주쿠'역이 아니라 '메이지진구마에'역으로 가야 합니다. 환승 안내까지 할 정도로 가까운 역인데도 JR과 지하철이 각각 다른 이름을 사용해서 좀 헷갈리더군요.
[이런 예의 대표적인 것은 역시 오사카역이죠. JR'만' 오사카역이고 지하철이고 사철이고 모두 우메다역이니..]


한조몬선을 타고 그대로 계속 가면 시부야로를 거쳐 저 멀리 츄오린칸까지 흘러가기에 오모테산도역에서 치요다선으로 갈아탑니다. 이래저래 동선상의 허점이 많이 보이지만 무시합시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4일차 일정의 하라주쿠->오모테산도를 이날 돌 수 있었으니까요]

[일본에서도 쇼킹이었던 로망스카의 지하철 진출]


역을 빠져나오면 바로 앞에 유명한 진구바시가 나타납니다. 주말에는 이 다리 위에 각양각색의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로 장사진이라는데 평일&저녁시간이니 메이지신궁을 참배하고 나오는 사람들 뿐이죠.
다행히도 메이지신궁은 입장료 같은걸 받지 않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폐장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분안에 주요 건물을 다 둘러보고 나와야 한다는 웃지 못할 미션을 수행해야 했죠.





[신궁의 3대(?) 필수요소인 도리입니다. 크긴 무지 크단...]

[여기 있는 도리는 아담해서 좋은데 보수공사 크리네요. oTL]


어두컴해질 즈음인데도 신궁은 참배객&관광객들로 바글바글 합니다. 요요기공원과 붙어있어서 실질적으로 신궁이라기 보다는 넓직한 공원에 신사가 들어선 정도로 인식되기 딱 좋지만 말입니다[웃음].


[신궁이건 절이건 어딜 가나 보이는 絵馬. 주요 수입원 중의 하나임에 틀림 없습니다]
[이번엔 보수공사 크리가 없는 아담한 도리를 발견. 도리가 너무 크면 멋이 없어요]
[이 물은 절대 먹는 물이 아닙니다. 조심 또 조심]
전날에 좀 피곤했엇는지 아침에 일어나보니 무려 10시가 넘어가고 있더군요. 그 어느 호텔에서도 조식시간이 10시 이후까지인 동네가 없으니 조식권은 바이바이. 주린 배를 움켜잡으면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아키하바라로 향했습니다. 메모리카드가 없으면 사진기가 있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요. 대신에 애서 예약한 고쿄 관람이 날아가버렸지만 말이죠...[쓴웃음]
아키하바라 역을 나와서 역사 바로 근처에 있는 요도바시카메라로 진격, 냉큼 메모리 매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이왕 사는김에 좀 좋은걸(?) 사자는 생각으로 샌디스크 Ultra II 2G를 샀는데 가격이 상상초월이더군요. 할인 가격이라는게 3380엔이었는데 한국에서라면 약간 돈을 더 보태서 익스트림 듀카티 모델(4G)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니 메모리카드는 역시 한국이 쌉니다(OTL). 맛이 갈 징조가 보였으면 미리 사가는건데...
메모리카드를 사고서 잠시 요도바시카메라의 진기한(?) 물건들을 구경한 뒤에 적당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아무 가게나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바글바글 해서 금방 먹고 나와야 한다는 정체 모를 압박이 있었죠. 제가 주문한 메뉴는 히야시츄카(冷やし中華)였는데 가격은 410엔. 가벼운 아침 겸 점심으로는 참 참한 가격입니다. 저거보다 더 싼 메뉴라면 아마 역에서 파는 소바&우동 시리즈나 규동 말고는... ㄲ


아침 겸 점심식사를 마치고 여행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다시 역으로 향했습니다. 고쿄 관람이 아작이 났지만 그래도 히가시교엔+야스쿠니 신사는 둘러봐야 했기에 도쿄역으로 고고싱.





길 모를때의 기본 전술인 사람들이 몰려가는데로 따라가기를 시전하니 어느새 플랫폼입니다. 여행 안내서에서 고쿄는 도쿄역에서 걸어서 10분이라길래 히비야선 대신에 야마노테선을 타고 도쿄까지 가서 걸어가기로 했죠.
[결론부터 말하면 쩌 죽을뻔 했습니다]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왠 무시무시한 놈이 튀어나오더라구요. 알고보니 신칸센이 우에노 근처는 지하로 건설된지라 아키하바라역 근처에서부터 지하로 내려간다고 합니다. 얼마나 전철을 지어댔으면 지을 땅이 없어서 신칸센을 지하로 묻어버리는건지... ㄷㄷ

그렇게 지나가는 신칸센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제가 타고가야 할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열차를 타고 정말 신기했던게 우리나라와 달리 운전실을 볼 수 있어서 서서 가더라도 그렇게 심심하지는 않았다는거랑 LCD 안내가 정말 충실했다는거였죠. 우리나라 LCD는 정말 광고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 저렇게 소요시간도 표시해주는 LCD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LCD에 표시된 것 처럼 아키하바라역을 출발한지 4분만에 도쿄역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저곳으로 출발하는 열차들이 모두 모이는 역이다 보니 으리으리하기 그지 없더군요. 지상에 있는 것 말고도 지하에 역이 2개가 더 있다고 하니 그 규모가 무섭기만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역사 건물 자체는 용산역이 훨씬 크다나 뭐라나... 무시무시한 민자역사]


여기서 야에스 출구로 나가면 숙소가 있는 가야바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고쿄는 마루노우치쪽 출구로 나가서 좀 걸어야...


도쿄역은 사람들이 이곳 저곳으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지라 잘못 따라갔다간 엉뚱한 길로 흘러가기에 위에 있는 안내판을 부지런히 쫓아갔습니다. 한 5분을 걸으니 겨우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더군요... ㄷㄷ
도쿄역은 1914년에 지어진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2차대전때 공습 좀 받아서 아작이 난걸 전후에 복원하긴 했지만 말이죠. KTX가 들어온다고 으리으리한 역사를 지어놓고 문화재 지정까지 받을 정도로 예쁜(?) 구역사를 내팽개쳐버린 모 동네와는 좀 달라서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역사를 빠져나오니 이리저리 정신없는 공사판 속에 '고쿄는 이쪽이3'이라고 알려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지도도 없이 무작정 내달리는 여행자에겐 안내판과 도로에 놓여있는 안내지도는 그야말로 구세주 그 자체입니다. 어떤 동네에 가도 저 2가지만 있다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찾아갈 수 있으니까요. 없으면 고생길이 열린달까요...



겨우 고쿄 담벼락 까지 도착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가 고쿄 투어를 위해 왔더라면 바로 앞의 키쿄문으로 가서 줄 서서 기다리면 그만인데 그게 아니라서 니쥬바시만 보고 히가시교엔으로 가려고 했는데 니쥬바시가 왼쪽으로 한 400m쯤 떨어져있다네요? 그리고 히가시교엔으로 들어가는 오오테문은 또 오른쪽으로 300m. 한마디로 이쪽 끝까지 갔다가 저쪽 끝으로 되돌아 가야하는 상황이었죠.
그렇다고 니쥬바시도 안 본다는건 억울해서 기각. 남는게 시간이라고 그냥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공원화가 되어서 그런지 잔디밭이 부러울정도로...]





대충 니쥬바시 구경을 마치고 본래 목적지인 히가시교엔으로 향했습니다. 위에서 쓴 것 처럼 이 쪽 끝에서 저 쪽 끝까지 가야 한다는게 정말 힘들었죠. 이온음료를 얼마나 마셨더라... OTL





히가시교엔은 무료긴 하지만 특이하게 인원통제를 합니다. 입구에서 표찰을 받고 들어가는데 그 표찰이 다 떨어지면 다시 회수되어 여분이 생길 때 까지 들어가지 못 하게 하죠. 붐비는 날에는 1, 2시 즈음엔 표찰이 동이 나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나 뭐라나...
다행히 좀 한가한 평일이어서 그런지 불상사(?) 없이 무사히 입장. 좀 돌아보려는데 왠 전시관이 눈에 띄더군요. 안에 들어가보니 황실을 위해(?) 일했던 기술자들의 작품을 모아놓고 전시중이었습니다. 새삼 이 동네가 '제국'이었던 시절이 있었다는걸 느꼈습니다.


대충 전시관을 둘러보고 히가시교엔을 둘러보기 위해 길을 떠났는데 생각보다 넓더군요. 처음엔 단순한 동네 공원(?)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여기가 옛 '에도성' & '천황의 공원'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넓으면 인원 통제 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OTL




일본식 정원 하면 역시 연못+조경수+꽃 3단 콤보죠. 히가시교엔에도 연못이 있었는데 날씨도 맑고 주변 고층 건물과 의외로 매치도 잘되서 참 예뻤습니다. 일본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이 연못 근처에선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고 있을 정도니까요. 물론 저도 정신없이 눌렀습니다... ㄲ



정원을 둘러보고 다음에 찾아간 곳은 천수각 터였습니다. 다른 성은 대부분 천수각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특이하게 오히려 천수각만 없어진 채로 있더군요. 천수각을 짓고 화재로 날아가고를 반복하다 '천수각은 성을 지키는데 의미가 없3. 그러니 재건할 필요도 없3' 이라며 재건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확실히 성이 완전히 포위될 즈음이면 천수각이고 뭐고 의미가 없겠죠.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또 올라가 드디어 천수각 터 도착! 인줄 알았는데 다 올라가니 멀찌기 터가 보이고 더 걸어가야 하더군요. 여기도 그렇고 히메지성도 그렇고 뭐 그리 천수각 가기가 힘든지... OTL
[그런 의미에서 이누야마 성이야 말로 개념. 거긴 무려 목조 그대로...]

그런데 천수각 터에 올라가기 전에 뭔가 이상한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모양새를 봐서 처음엔 기독교 관련 건물인줄 알았죠. 그런데 무려 히가시교엔에 기독교 관련 건물이 들어설리도 없고 해서 뭔 건물인지 궁금하던 차에 안내판이 있기에 봤더니...
악당[樂堂]이었습니다. OTL


뭔가 멍~ 해지는 정신을 추스리고 저기 보이는 천수각 터를 향해 출발! 하자마자 도착했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걸 생각하면 이정도 걷는 것은 애들 장난이지요. 암요...



터라고 해서 별 기대를 안했는데도 생각보다 더 허름합니다. 돌덩이라도 몇 개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완전히 민자더군요... OTL
생각보다도 더 허름한 천수각 터를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야스쿠니 신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히가시교엔에서 야스쿠니 신사까지도 꽤 걸어가야 하는지라 이온음료는 계속해서 줄어들었죠.



히가시교엔과 야스쿠니 신사 사이에는 공원이 하나 있는데 이 공원 안에 있는 건물이 좀 이름을 날립니다. 과학기술관도 상당히 묵직하게 다가오는데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우리나라 신문기사에도 종종 나오는 유명한 건물이 있죠. 그 이름도 유명한 '무도관'...


오늘도 공연때문에 사람들이 몰려오는 무도관을 뒤로 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향해 계속해서 걸어갑니다. 걷고 또 걸으니 무슨 성에서 볼 법한 문이 등장하더군요. 역시 에도성 근처라 이건가요... ㄷㄷ

정체불명의 문을 통과하고 마주친 도로의 좌측으로 올라가자 얼마 안가 오늘의 중요 목적지인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했습니다. 생각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무지막지하게 큰 도리가 있어서 시껍했죠.
생각과는 다르게 평일인데도 참배객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 중의 절대 다수는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노인분들이었지만 말입니다.
[만약 젊은 층이 많았더라면 정말 좌절했을듯]




다른 곳에서도 안하는 참배를 야스쿠니에서 할 이유도 없고 신사 주변에선 그냥 사진만 찍고 야스쿠니 신사의 하일라이트(?)인 유수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유수관에 들어가는데 입장료를 받더군요. 침략전쟁 만세를 외치는 동네에 들어가는데 돈까지 내야 한다는게 뭔가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이왕 왔으니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 봤습니다.







이 이후 전시관은 촬영금지 구역이라 사진으로 남길 수는 없었지만 대충 감상을 말하자면...
'이런 헛소리를 늘어놓을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만세@@@@@@@!!!!![응?]'
무슨 괴상한 영화 상영도 있던 것 같은데 그것까지 봤다간 정신이 문자 그대로 붕괴상태에 직면할 것 같아서 얼른 탈출했습니다. 혹시 도쿄에 가실 일이 있으시면 한 번 들려보시는 걸 권합니다. 신세계를 마주할 수 있으니까요... OTL
한동안 안드로메다의 이민신청을 고려하게 만드는 정신줄을 추스리고 안드로메다 은하제국 도쿄 대사관을 뒤로했습니다. 마지막 목적지는 요요기공원&메이지신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메이지신궁만 들르고 요요기공원을 지나쳐버렸죠.





메이지신궁을 가려면 하라주쿠로 가야 하는데 야마노테선이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가게 되면 '하라주쿠'역이 아니라 '메이지진구마에'역으로 가야 합니다. 환승 안내까지 할 정도로 가까운 역인데도 JR과 지하철이 각각 다른 이름을 사용해서 좀 헷갈리더군요.
[이런 예의 대표적인 것은 역시 오사카역이죠. JR'만' 오사카역이고 지하철이고 사철이고 모두 우메다역이니..]


한조몬선을 타고 그대로 계속 가면 시부야로를 거쳐 저 멀리 츄오린칸까지 흘러가기에 오모테산도역에서 치요다선으로 갈아탑니다. 이래저래 동선상의 허점이 많이 보이지만 무시합시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4일차 일정의 하라주쿠->오모테산도를 이날 돌 수 있었으니까요]




역을 빠져나오면 바로 앞에 유명한 진구바시가 나타납니다. 주말에는 이 다리 위에 각양각색의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로 장사진이라는데 평일&저녁시간이니 메이지신궁을 참배하고 나오는 사람들 뿐이죠.
다행히도 메이지신궁은 입장료 같은걸 받지 않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폐장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분안에 주요 건물을 다 둘러보고 나와야 한다는 웃지 못할 미션을 수행해야 했죠.




[널리 알려진 술통들. 그런데 헤이안신궁이나 다른데도 있더군요...(먼산)]






어두컴해질 즈음인데도 신궁은 참배객&관광객들로 바글바글 합니다. 요요기공원과 붙어있어서 실질적으로 신궁이라기 보다는 넓직한 공원에 신사가 들어선 정도로 인식되기 딱 좋지만 말입니다[웃음].





적당히 주위의 건물을 둘러보고 문이 닫히기 전에 신궁을 빠져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을 잘못 택햇는지 좀 으스스한 길에 인적도 뜸한데다 햇빛까지 안 들어오더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끄러운 매미소리들 사이에 '쓰르라미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난 이런데서 죽기 싫어!!

다행히도 목을 긁거나 산구에게 습격당하는 일 없이 문이 닫히기 전에 신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슬슬 저녁이 되가는데도 하라주쿠역은 여전히 바글바글. 역시 젊음의 거리(라지만 고딩의 거리쪽이 어울리지 않을까...) 답습니다.


슬슬 배가 고파지는 가운데 인터넷에서 보고 '한 번 가봐야지'라고 생각했던 가게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가게를 향해 가려는데...
'어디 있더라????'............................... OTL
이 다음 이야기는 카레전문식당 나이아가라로 이어집니다[무책임]
ps. 도대체 사진을 몇 장이나 올리는거야... ㄷㄷ

다행히도 목을 긁거나 산구에게 습격당하는 일 없이 문이 닫히기 전에 신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슬슬 저녁이 되가는데도 하라주쿠역은 여전히 바글바글. 역시 젊음의 거리(라지만 고딩의 거리쪽이 어울리지 않을까...) 답습니다.


슬슬 배가 고파지는 가운데 인터넷에서 보고 '한 번 가봐야지'라고 생각했던 가게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가게를 향해 가려는데...
'어디 있더라????'............................... OTL
이 다음 이야기는 카레전문식당 나이아가라로 이어집니다[무책임]
ps. 도대체 사진을 몇 장이나 올리는거야... ㄷㄷ


덧글
레인 2008/09/20 09:00 # 답글
죽어라 걸으셨군요. 그나저나 남아도는게 시간 = 묵향 = 아침안개님은 현경의 고수!(틀려!)
あさぎり 2008/09/21 20:44 #
군바리가 시간이 남아도는것과 비슷한 이치인 것 뿐입니다[응?]
단순한생각 2008/09/20 10:16 # 삭제 답글
난 아무리 표지판을 봐도 뭐가 뭔지 못알아보겠다능...독일에서는 표지판만 가지고도 길 잘 찾아다녔는데. OTL
あさぎり 2008/09/21 20:44 #
독일 가면 제가 길을 잃는다능
BooGiePop 2008/09/20 11:01 # 답글
...뭘 가렸다는 것인고?5개의 선이 만난다라.....이거 전국각지에서 오덕들이 모여든단소리잖아.
あさぎり 2008/09/21 20:44 #
관서지방에서 무려 '침대열차'를 임시열차로 투입할정도로 무시무시한 코미케 무시?
안모군 2008/09/20 11:23 # 답글
고가 전철선, 지상 터미널, 지하 신칸센의 우에노역은 압박이죠. 간판의 토쿄, 구내가 더럽게 넓은 시나가와, 사철 터미널이 몰려서 난잡한 신주쿠보다도, JR동일본 혼자서 3층을 다 써쳐먹는 우에노가 간판이라면 간판이죠. 아키바가 뜬 것도 역시 우에노와 도쿄, 료고쿠(이름이 맞나 모르겠는데, 소부선 터미널역) 사이에 껴 있다 보니 그런거죠. 우리로 치면 신도림 정도 될 듯.천수각 올라가는 길이 그지같은건, 그게 방어시설이자 성의 중추라서 방비를 엄중하게 하기 위해서죠. 일본성의 방어구조라는게, 빙빙 돌리고, 길을 좁히고, 단차를 만들고 해서 중추까지 올라오는 동안 조뺑이+쌍코피 터지게 만드는게 핵심이라서 말이죠. 물론, 대륙계의 전쟁양상대로라면 대포로 때려부숴버리거나 로켓류로 불싸질러버리면 끝장인 방어구조지만, 일본식의 전쟁이라면 저게 매우 유효했죠.
구단시타는 접때 갔을 적에 숙소가 있던 곳이군요. 거기서 올라가면 야스쿠니죠. 야스쿠니가 무슨 순수한 추도시설같으면 욕을 먹진 않을건데, 보면 이건 뭐 노망난 늙다리+사회부적응자+야쿠자+쇼와빠돌이 병림픽 메인 스타디엄이랄까요.
あさぎり 2008/09/21 20:46 #
동일본 혼자서 신칸센을 포함해서 21개나 플랫폼을 잡아먹는다는게 무섭긴 무섭더군요. 길 잃기 딱 좋달까요... ㄷㄷ그리고 야스쿠니의 경우 A급 전범 합사를 결정한 순간 순수한 추도시설은 물건너갔다고 봐야죠. 지금은 진짜 병림픽...
밀리 2008/09/20 23:14 # 답글
여행기 잘보고 갑니다 ^^
あさぎり 2008/09/21 20:46 #
감사합니다. ^^;
2008/09/20 23:1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Tabipero 2008/09/21 00:35 # 답글
진짜 무섭게 깁니다 ㄷㄷㄷ게이요 도쿄역은 첫 도쿄여행때 이용해 봤었죠. 그 엄청난 거리를 환승하면서 '이야 철도왕국의 대표역답게 도쿄역은 역시 크구나' 하고 느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냥 제3신도쿄역과의 연결통로일 뿐이더라고요...지하도쿄역도 지난번에 치바에서 오면서 처음 이용해봤고요.
고쿄나 메이지진구는 꽤 정취있군요. 동경에 몇번 갔음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안 가본 곳인데, 나중에 기회 있으면 한번 가 봐야겠습니다...그나저나 야스쿠니나 유수관은 이뭐...
あさぎり 2008/09/21 20:47 #
고쿄는 비공개구역이 진국이라던데 이번에 놓쳐서 그저 OTL...
크악크악 2008/09/21 02:55 # 답글
야스쿠니 신사에 2차대전때 병기들 구경 하고 싶지만 극우들이 *랄 거리는거 보기 싫어서 계획에서 제외했죠....-.-;; 전 메이지,이세 신궁도 별로 가고 싶지 않고 이러다 일본가도 아키하바라만 들렸다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あさぎり 2008/09/21 20:47 #
신궁은 주변 들르면서 쉬러 간다고 생각하면 의외로 볼만합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정말 정신줄 단련코스...
2008/09/22 10:3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