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9월 2일에서 25일로 점프했냐고 물으신다면 '짧은 것 부터 먼저 쓰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대답해드리겠...(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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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야간열차에서 나른한 몸을 추스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정신을 차리니 제가 탄 드림 니치린이 벌써 미야자키 근처까지 흘러가 있더군요. 저번처럼 졸다가 못 내릴까봐 정신없이 세수를 하고 미야자키역에서 하차.
[JR큐슈는 드림 니치린에 787계를 투입하라! 투입하라!(펑)]
그런데 정신 없이 내리고 엘레베이터를 탈 때 까지 열차가 떠나질 않더군요. 알고 보니 도착과 출발사이에 5분이나 시간이 있더란... OTL
다음에 탈 키리시마 3호의 출발시간까진 아직 1시간이나 남아 있었기에 일단 개찰구를 빠져나가기로 했습니다. 플랫폼에 있어봐야 밥도 못 먹으니까 말이죠. 그래서 캐리어, 놋북, 카스테라(나가사키에서 선물로 구입) 봉투를 힘겹게 들면서 겨우 개찰구를 빠져나갔더니...
아직 7시가 안 됬다고 문을 연 음식점이 하나도 없더군요. OTL
주변에 규동집이라도 있나 두리번 거렸는데 정말 휑~ 하더군요. 아무리 소도시라지만 역 앞에 규동집 하나 없다는 것에 그저 경악... 결국 굶주린 배를 움켜지고 7시가 되서 근처 우동집의 문이 열릴 때 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OTL
우동집에서 간단히 아침을 마치고 플랫폼에 올라가니 마침 제가 탈 열차가 들어오고 있더군요. 그런데 뭔가 속도가 3배는 빠를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열차가 들어옵니다.
이번에 탄 열차는 나온지 수십년은 되보이는 밥통 특급열차였습니다. 더 황당한건 지정석이랑 자유석이랑 같은 객실에 칸막이도 없이 있었다는거죠. 흡연석 때문에 지정석을 반으로 쪼개 1호차와 3호차에 각각 둔 것 같은데 우리나라였으면 과연 어땠을지...
[요 동네는 정말 흡연에 대해서 관대하더군요. 전 차량 금연이 이제서야 좀 보급되는 것 같으니 말이죠]
전날에 '황혼색의 명영사'를 정신없이 읽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에 열차를 타자마자 바로 zzz. 그런데 1시간 쯤 지났을 때 주위가 좀 시끄럽길래 깨어났더니...
전등은 모조리 나가있고 공조장치는 먹통, 심지어 출입문도 안 열릴 정도로 열차는 바보가 되어 있었습니다(OTL). 운전실에 직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열차를 살려내려고 정신없이 기기들을 조작하고 있었죠.
그런데 정말 제대로 퍼졌는지 아무리 시도를 해도 열차에 전원이 안 들어옵니다. 직원들의 얼굴이 점점 파래지는가 싶더니 무전기를 붙잡고 어디론가 정신없이 교신을 때리더군요. 결국 운행을 포기하고 출입문을 수동으로 연 다음 승객들을 몽땅 하차시킨 뒤에 뒤에 따라온 보통열차로 갈아타게 했더란...
[결국 종착역에서 특급권을 환불해주더군요. 저야 JR패스라 그런 것은 꿈도 못 꾸지만서도...]
[2량 원맨열차의 뒷칸인데도 만석. 첫째 칸은 반 콩나물시루]
전 역에 정차하는 보통열차다 보니 가고시마역에 원래 예상보다 40분은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열차를 내리고 보니 주변이 휑하더군요. 알고 보니 가고시마의 교통 중심지는 가고시마 역이 아니라 가고시마츄오역이었... OTL
[주위 지리를 잘 몰라서 결국 30분 뒤에 온 열차를 타고 가고시마츄오역으로 갔습..]
가고시마츄오역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오늘의 목적지인 사쿠라지마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일이었습니다. 일단 짐을 코인락커에 몰아넣고 역 내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갔죠.
あさぎり : 사쿠라지마를 돌려면 몇 시간이나 걸리나욤?
안내원 : 관광버스를 타면 3시간 30분 정도 걸리3
그러면서 관광버스 시각표를 보여주는데... 이미 9시 40분 즈음에 첫 차가 떠났고 다음 차는 무려 1시 20분 즈음. 저걸 탔다간 오늘 안에 다카마쓰까지 절대 못 가기에 또 질문.
あさぎり : 사쿠라지마 내에 버스 안 다니나욤?
안내원 : 순환버스는 없3. 페리 선착장에서 각 목적지까지로만 가3.
あさぎり : 차 없이 도는건 빡센가욤?
안내원 : 무지 불편함. 비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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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습니까. 포기하면 편하다는데 말입니다... OTL
오늘의 유일한 목적지가 폭파되는 바람에 졸지에 할 게 없어져버렸죠. 가고시마 시내는 별로 볼 것도 없고 그나마 제일 가까운게 사쿠라지마였는데 그게 날아가버렸으니 정말 낙동강 오리알...
결국 점심을 먹고 다카마쓰로 바로 가기로 했습니다.
[돈가쓰에 비계살을 집어넣는 무시무시한 가계]
[저쪽 끝은 낭떠러지(광장). 조금만 오버런을 하면 시밤쾅이죠]
정신없이 달려가던 열차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신야츠시로역에 승객들을 쏟아냅니다. 큐슈신칸센이 부분개통인 상황이라 하카타까지 가려면 재래선 특급열차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그나마 같은 플랫폼에서 갈아탈 수 있다는게 다행이랄까요...
[츠바메의 도착과 릴레이 츠바메의 출발사이의 시간은 불과 3분]
하카타역에 내려서 황혼색의 명영사 5, 6권을 입수한 다음에 부리나케 플랫폼으로 올라가 열차에 탑승. 그대로 zzz
책 좀 보고 잠 좀 자니 어느새 열차는 오카야마역에 도착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열차에서 내린 뒤에 다카마쓰로 가기 위해 재래선 플랫폼으로 고고싱. 다카마쓰까지 가는 쾌속열차에 몸을 맡깁니다.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1호차 1층. 그러나 제 자리는 2층입니다. OTL]
[도쿄 근교의 그린차 자유석보단 조금 좋은 좌석]
1시간쯤 달려온 열차는 어느새 다카마쓰에 도착. 이제 남은 일은 역에서 도보 1분이라는 호텔로 들어가 짐을 푸는 것 뿐이죠.
설마 했었는데 인터넷의 설명 그대로 정말 역에서 도보 1분이더군요. 뭐 주변에 있는 건물의 절반 이상이 호텔이었으니 당연한걸지도요.
방은 삿포로에서 묵었던 아이스버그 만큼 넓어서 좋긴 좋았는데 이 호텔 1층에 객실이 달랑 7개. 그것도 2층부터 5층까지밖에 없습니다. 과연 수지가 맞을지 의심스러워지는 규모...
[50m 옆에 2관이 있긴 한데 건물 크기를 봐서 그 쪽도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이는게 더 문제]
짐을 풀고서 밀린 빨래를 하기 위해 코인 세탁기를 찾았는데 역시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호텔 내부엔 없더군요.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었더니...
프론트 직원 : 님아 죄송욤. 무인 세탁소가 좀 멀어서 걷기 뭐같3. 그리고 벌써 8시인데 문 닫았3.
あさぎり : @(*^$(^#@&$^(@&#*&(*#&
역 건물이랑 주변 건물은 으리으리하면서 8시에 문을 닫는 무인 세탁소라니... 아침부터 되는 게 없더니 끝까지 이모양입니다. OTL
결국 세탁도 포기. 주린 배를 역 내의 가게에서 채우는걸로 오늘의 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후일담(?)
저녁을 먹기 위해 가게에 들어가서 카키아게(香季揚げ) 우동(단품)을 주문했었죠. 그런데 나온건 카키아게동...
あさぎり : 님아 아까 카키아게 우동이라고 하지 않았었나요?
종업원 : 미안하3.
그러더니 덮밥에 딸려 나온 된장국을 들고 주방으로 사라지더군요. 덮밥을 안 들고 간게 뭔가 이상했었는데...
2분 쯤 뒤에 우동을 들고 오더니 계산서를 '카키아게 덮밥 단품'에서 '카키아게 덮밥 셋트'로 바꿔쓰고 사라지더군요.
제 발음이 그렇게 이상했던걸까요... OTL
ps. 저거 다 먹느라 위장이 날아가는 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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